시시콜콜 2

빙하기 - 박연준

포개진 두 손이 접힌 나비가 되어 나 모르게 훨휠 날아갈 것 같다 ​ 너는 나를 수십 개로 쪼개 여러 개의 방을 짓고 각각의 방에 흩어지게 했지 절대 하나로 모이게 하지 않았지 다섯번째 방에 갇힌 오른쪽 귀를 그리워하기도 했지 ​ 나는 쏟아지고 싶었으나 ​ 언 수도처럼 가난했단다 ​ 너를 막 그리워하려는데 열두번째 방에서 흐르던 내가, 나라고 불리던 한 조각이 스르르 결빙된다 아무리 봐도 신기해 다섯번째 방에 갇힌 오른쪽 귀를 그리워한다는 이 문구가,,,, 그냥 내 맘 속에 콱 들어와버린것이여,,

시시콜콜 2022.12.07

좀처럼 달이 뜨지 않는 - 이성복

당신도 없이 나를 견디고 좀먹는 옷처럼 당신 떠난 자리를 봅니다 묵이 아니라 나무통에 맞은 북채의 소리같은 그런 이별이 있었지요 해는 졌는데 좀처럼 달이 뜨지 않는 그런 밝기의 이별은 당신은 바랐던가요 울지 않는 생의 부리가 녹슨 화살촉이었다는 것을 당신은 왜 일찍 일러주지 않았던가요 당신도 없이 나를 견딥니다 묵은 베개의 메밀 속처럼 나날이 늙어도 꼭 그만큼입니다 갑자기 너무 읽고 싶어져서 급하게 찾아 읽은 시. 좋아하는 소설에서 제일 중요한 키워드?라고 해야하나 문단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2문단이 나온다. 그래서 그런가 시만 봐도 그 소설의 분위기가 계속 그려지고 생각나고 한없이 슬펐다가 결국엔 행복해지는 소설의 결말이 생각난다. 지금 나는 힘들지만 소설처럼 결국엔 행..

시시콜콜 2022.12.07